바로 어제, 옷을 구경하려고 당근 마켓 앱을 여는 찰나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당근마켓'의 이름이 '당근'으로 바뀐 것. 당근뿐만 아니라, 최근 커머스 앱 사이에서 일명 '마켓 빼기'가 이뤄지고 있다. 마켓컬리는 컬리로, 당근마켓은 당근으로 리뉴얼하며 '마켓' 이상의 무언가를 하겠다는 모양새를 보인다. 이번 지주트(지극히 주관적인 트렌드)에서는 당근마켓 리뉴얼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또 IT 커머스 시장에서 이 '마켓 빼기'가 왜 이뤄지는지 살펴본다.
1. 당근 리뉴얼 내용 총정리
먼저 당근마켓의 리뉴얼부터 살펴보자.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이름이 '당근마켓' -> '당근'으로 변경되었다.
2. 당근 뿌리는 작게, 이파리는 크게 로고 이미지가 변경되었다.
"당근 하세요?"는 이미 우리에게는 익숙한 단어이다. 실제로 사용되기도 하거니와 당근마켓 역시 이 단어를 마케팅 과정에서 강조해 왔다. 유저들은 '당근마켓'을 자연스럽게 '당근'으로 줄여 사용했고, 그렇기에 이번 리뉴얼에 거부감 없이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당근 앱에 접속하면 당근 리뉴얼과 관련된 BI 영상 및 블로그, 브랜드 필름, 당근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글귀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브랜드 필름이 우리 일상의 내용을 잘 담았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https://youtu.be/UVmqu5mlyUc?si=sFSvzbOohiKgcmNu
사실 리뉴얼 내용은 정말 간단하지만, 그 의의를 살펴보면 결코 가볍지 않은 결정이다. 지역 기반 거래 플랫폼으로, '마켓'의 성격을 가지고 있던 어플의 아이덴티티를 확장하겠다는 방향성의 표출인 것. 예를 들면 '왕가 탕후루'가 이름을 '왕가'로 리뉴얼하고, 그 아래 '왕가 탕후루', '왕가 마라탕' 등 다양한 브랜드를 내겠다고 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진짜 그런 일이 일어날지도...?)
사실 당근마켓은 이전부터 이런 확장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실제 서비스도 그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유저 간 거래를 넘어 알바나 과외/클래스는 구인구직부터 심지어는 부동산 중개업까지, 이미 당근마켓의 '마켓'이라는 이름은 이러한 기능을 전부 담지는 못하고 있었다. 즉, 이번 리뉴얼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던 것. 중요한 지점은 당근과 같은 커머스 앱들이 '왜' 확장하고 '왜' 마켓에서 벗어나고자 하는가이다.
2. 마켓컬리에 이어 당근마켓까지, '마켓 빼기'의 이유
마켓컬리와 당근마켓은 원래 특정한 상품군만을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 카테고리에 속해있었다. 그러나 이런 '버티컬 커머스'가 현재는 대부분 하나의 앱으로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는 '슈퍼앱'전략을 내세우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바로 신규 유저 유입과 수익성이다.
1) 신규 유저 유입
'버티컬 커머스'는 말 그대로 특정 상품군만을 다루기에,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해 버린 현 상황에서 신규 유저 유입이 어렵다. 목적성이 분명한 만큼 특정 니즈를 가진 소비자만 이용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마켓컬리는 브랜드 이름을 컬리로 변경하고, 마켓컬리와 뷰티컬리로 섹션을 나누어 '뷰티'를 안았다. 당근마켓 역시 브랜드 이름을 당근으로 변경하면서 개인거래뿐만 아니라 부동산, 중고차, 농수산물, 알바 등 다양한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강조한다. 다양한 니즈를 가지고 있는 새로운 유저를 앱으로 유입시키기 위함이다.
2) 수익성
유저 유입의 목적도 결국 수익성이긴 하다. 유저 유입이 늘 수록 수입성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인데, 사실 지금 말하는 수익성은 '구조 상의 수익성', 즉 수익구조에 대한 이야기이다. 당근의 경우 개인 간 거래에 수수료를 매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근의 수익은 어디에서 나오고 있었을까? 바로 '광고' 단 하나이다. 사실 광고만으로는 수익성의 한계가 명확하다. 이는 매년 매출은 늘지만 그와 동시에 적자가 더욱 커지고 있는 당근의 매출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당근은 새로운 수익 구조를 위한 확장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며, 서비스에 적합한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내고, 이에 따라 당근 앱의 수익성을 점차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커머스 앱의 '마켓 빼기'는 버티컬커머스 전략에서 슈퍼앱 전략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확장성을 위해 이뤄지며, 이는 결국 신규 유저 유입과 수익성을 목적에 두고 있다. '마켓'이라는 단어에 갇히지 않고 서비스를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인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서비스 확장을 통한 수익성 개선은 불가피하겠지만, 지나친 확장으로 인한 서비스 품질 저하, 기존의 아이덴티티 변질을 경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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