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에서 사재기, 암표는 근절되지 않는 큰 문제 중 하나이다. 원래 10만 원에 구입 가능 한 표에 일명 '프리미엄'을 붙여 30, 40만 원에 판매하는 사재기가 계속되었고, 순전히 판매 목적으로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 표를 예매해 재판매하는 '매크로' 문제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최근 가수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바, 현대카드에서 NFT를 활용해 암표를 근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가수 장범준은 본인의 콘서트 티켓 판매에 암표 문제가 발생하자, 과감하게 전 공연 티켓을 취소했다. 현대카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장범준에 손을 내밀어 자사의 NFT 기술을 홍보할 수단으로 활용했다.
1. '현대카드' X '멋쟁이 사자처럼', NFT 거래 플랫폼 '콘크릿(KONKRIT)' 개발
2022년, '현대카드'와 '멋쟁이 사자'처럼이 JV(조인트밴처)*를 설립했다. 이름은 '모던 라이언'으로 NFT 월랫, NFT 거래소를 만드는 게 초기 목표였다. 7억 이상 적자가 계속되었던 모던 라이언이지만, 정태영의 지원사격은 계속됐다. 2023년, NFT 거래소 어플 '콘크릿(KONKRIT)' 앱을 공식적으로 론칭했다.
*JV(조인트벤처): 2인 이상의 당사자가 특정한 공동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공동으로 진행하는 공동사업체로, 이 사업체는 국적이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을 통해 작업이 수행되며, 합병회사라고도 한다. 조인트 벤처의 특징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며 공통된 사업목적을 지니며 공동계산을 통해 손익을 분담하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카드사의 주 수입이었던 카드 수수료가 정부 정책에 따라 서서히 인하되면서, 카드사는 너 나 할 것 없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처음 이슈화되었을 당시 미래기술로서 큰 주목을 받았던 NFT 역시 카드사의 새로운 먹거리 후보 중 하나였고, 지금까지도 NFT 지갑을 카드사 앱에 편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NFT 거래소를 직접적으로 론칭한 것은 국내 카드사 중 현대카드가 최초이다.
특히나 모던 라이언은 현대카드의 강점인 문화 브랜딩 측면에서 NFT를 활용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3년에는 현대카드의 메인이벤트인 '다빈치 모텔'의 티켓을 전량 NFT로 진행하며 NFT 티켓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당시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은 NFT 티켓을 최근 장범준 콘서트에 적용했다. 암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모던 라이언의 NFT 티켓은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 다빈치 모텔, 티켓 전량 NFT화 첫 사례
현대카드에서는 브랜딩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년 다양한 문화 행사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지성과 감성의 컬래버레이션 스테이"를 슬로건으로 내건 '다빈치 모텔'은 현대카드의 메인 행사 중 하나이다. 음악, 과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들이, 공연, 토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2023년 진행된 다빈치 모텔의 티켓은 전량 NFT로 발급되었고, 콘크릿 앱을 통해 예매하거나 사용할 수 있었다. 국내 공연에서 표의 일부를 NFT 티켓으로 판매한 경우는 있었으나, 전량을 NFT로 발권한 것은 현대카드의 다빈치 모텔이 처음이었다. 첫 NFT 티켓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예매, 발권되었다.
1. 다빈치모텔 예약권은 오직 현대카드의 NFT 거래소 APP '콘크릿(KONKRIT)'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2. 일자별로 1인 1매를 초과하여 구매할 수 없다. 즉, 한 사람 당 한 표만 구입 가능하다.
3. 예약권을 구매한 사람은 현대카드 DIVE 앱을 활용해 각 프로그램 사전 예약을 진행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4. 각 행사 참여 시 NFT 티켓을 통해 생성하는 QR코드를 스캔하고 입장한다.
NFT 티켓은 복제를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본인이 아닌 이상 티켓을 소지할 수 없다. NFT 지갑에 저장되어 타인에게 표를 판매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양도도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1인당 1매의 티켓만이 구입이 가능하다. 본인 인증 후 표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사 진행에 있어 NFT 티켓에 대한 사용성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행사 특성상 프로그램별 티켓을 따로 제작하기도, 일일이 프로그램마다 확인하기도 번거로울 수 있었는데, NFT와 연관된 QR코드로 입장할 수 있어 이러한 불편함이 감소하고 입장 속도도 빨랐다는 평이다. 1인 1매 구매 가능이라는 점, 여러 앱을 이동해 가며 사용해야 한다는 점, APP 사용 등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 등, 문제점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분명한 점은 NFT 티켓으로 암표를 원천봉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3. 장범준 콘서트 전면 취소, 현대카드가 잡은 홍보의 기회
최근 가수들이 암표에 대해 강하게 입장을 표명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왔다. 어떤 가수는 사재기를 신고한 팬에게 신고한 표를 그대로 전달해주기도 했고, 어떤 가수는 공연 중 메크로, 사재기 등의 용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소비도 하지 말아 달라"라고 역설했다. 장범준 역시 암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콘서트 티켓을 판매한 이후 암표가 성행하자, 해당 콘서트 자체를 취소했다. 추후 암표 거래가 불가능한 방식으로 콘서트를 다시 진행하겠다는 공지를 남기며 암표를 잡고 말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현대카드와 모던 라이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NFT 티켓을 홍보하는 기회로 삼았다. 현대카드와 장범준이 협의하여 해당 콘서트를 현대카드의 문화공간 'understage'에서 진행하고, 티켓을 전량 NFT로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암표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올라온 상황에서 장범준의 암표 근절 의지를 NFT 티켓의 효용성을 홍보할 최적의 기회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장범준 콘서트는 콘크릿 앱에서 추첨을 통해 당첨된 사람에 한해 구매할 수 있는 '추첨제'로 표를 판매했다. 해당 티켓은 전량이 NFT로, 본인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 이번에도 역시 티켓은 1인당 1매만 구매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방식은 큰 호응을 얻었고, 추첨 신청자 폭주로 발표일을 늦춰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찌 됐든, 현대카드는 대중에게 자신이 암표를 잡을 수 있는 NFT 티켓 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미 활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다는 사실을 암표 이슈와 엮어 효율적으로 전달했다.
최근 NFT는 수요가 크게 줄어들며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NFT 티켓, 실물과 결합한 NFT 상품 등 다양한 시도들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NFT의 기술력을 활용한 현대카드의 시도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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