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현대인을 위한 세 줄 요약은 글 하단으로!
바로 지난주,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3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매년 락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만큼, 행사 운영과 관련된 부분을 직접 접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특히나 협찬 마케팅이 눈에 띄었던 것 같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협찬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행사이고, 한편으로는 이런저런 이유로 협찬사가 가장 욕을 많이 먹는 행사이기도 하다.
2023년도 행사의 대표 협찬사는 'KB 국민카드&스타샵', '인천공항', '무신사' 세 곳.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협찬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행사이고, 한편으로는 이런저런 이유로 협찬사가 가장 욕을 많이 먹는 행사이기도 하다. 이번 지주마(지극히 주관적인 마케팅 인사이트)에서는 2023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이뤄진 협찬 마케팅의 방식을 살펴보고, 협찬 마케팅을 전개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본다.
1. KB 국민카드&스타샵 - 메인스테이지&부스&공식 화폐
1. KB국민카드로 티켓 구입 시 15% 할인 적용
KB 국민카드의 마케팅은 티켓을 구입할 때부터 시작된다. KB 국민카드를 사용하면 정가의 15% 할인된 가격으로 표를 구입할 수 있도록 구성해, 심지어는 얼리버드 티켓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높은 폭의 할인을 제공한다. 티켓을 구입할 때, KB 국민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도록 프로모션 행사를 기획해 단순하지만 확실하게 KB국민카드 이용을 유도한 것이다.
2. KB국민카드&스타샵 스테이지, 라운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공연장은 보통 세 개에서 많게는 다섯 개의 무대로 구성된다. 이번 행사의 무대는 메인스테이지, 서브스테이지, 서드스테이지 세 개로 구성되었는데, 협찬사의 이름을 따 무대의 이름이 결정되었다. KB국민카드&스타샵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가장 큰 무대인 메인스테이지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메인스테이지의 이름이 'KB 국민카드 스타샵 스테이지'로 정해졌고, 매인스테이지 뒤편에는 더위를 피하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KB 국민카드&스타샵 라운지'가 조성되었다. 메인스테이지는 특히나 가장 중요하고 규모가 큰 스테이지인 만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곳이다. 무대 전광판에는 인천 광고영상과 KB국민카트&스타샵의 광고영상이 반복적으로 송출된다. 이번에 송출된 광고영상은 박서준이 모델인 '다 되는 페이, KB페이' 광고였는데, 이 광고 특유의 반복되는 "됩니다" 사운드가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유쾌한 경험을 선사해주지는 않았다. 행사장 곳곳에서 "저놈의 됩니다 소리는 그만 나왔으면 좋겠네"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렸으니,,,
https://www.youtube.com/watch?v=LgeiQHkbXpw
3. 행사장 공식 화폐: KB PAY, KB 국민카드
행사장 내부에서는 KB PAY, KB 국민카드, 인천이(e)음카드 문화누리카드 등 총 네 가지의 결제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인천이(e)음카드와 문화누리카드는 인천에 거주하지 않는 이상(심지어는 인천에 거주해도) 이용률이 높지 않으니 국민카드나 KB PAY 사용이 강제되는 셈. 이 지점이 항상 말이 나오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전 행사에서 KB PAY서버가 먹통이 되어 결제가 어려웠던 사례도 있었고, KB PAY에 다른 은행의 카드를 등록해 사용하려면 등록 3일 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에게는 불편으로 다가오는 것. KB카드의 점유율이나 가입률은 분명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겠지만, 항상 욕을 먹어가면서 이렇게까지 제한을 해야 하나 하는 소비자 불만이 매우 크다.
2. 인천 공항 - 서브스테이지&부스
인천공항은 두 번째로 큰 스테이지인 서브스테이지에 이름을 걸었다. 무대의 이름은 '인천공항 스테이지'가 되었고, 마찬가지로 인천공항과 관련된 광고가 해당 무대 전광판에서 주기적으로 송출된다.
인천공항의 경우 '포토존'을 주요 전략으로 잡은 듯 보인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인천공항 라운지를 컨테이너 박스 형태로 설치하고, 박스의 벽면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으로 꾸려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피드에 인천공항이 담기게끔 설치했다. 실제로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호응이 좋았고, 특히 밤에는 불빛을 활용해 '인스타그래머블'한 감성을 살려 호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입구 쪽에 위치한 트럭 전광판 등 곳곳에서 인천공항의 광고를 찾을 수 있었다.
3. 무신사 - 서드스테이지&부스
서드스테이지는 공연의 수가 적고 규모도 매우 작은 편이다. 12시~16시 사이에만 공연이 진행되며, 2023년 행사에서는 총 10팀이 이 무대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이 무대를 그저 작은 무대로만 보기는 어렵다. '새소년', '잔나비' 등 지금은 인지도가 높아진 밴드들도 오래전 이 무대를 통해 펜타포트에 입성하는 등, 서드스테이지는 루키에게 기회를 주는 느낌의 '힙한' 스테이지이기도 하기 때문. 그러나 시간대와 공연 수 등으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가장 적게 머무는 스테이지인건 부정할 수 없다. 이번 서드스테이지는 '무신사 스테이지'로, 역시 무신사의 광고가 반복적으로 송출되었다.
스테이지 바로 옆에 위치한 무신사 부스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모든 이벤트 부스 중 가장 줄이 긴 부스 중 하나였을 만큼 호응이 좋았다. 부스에서 진행한 행사는 다음과 같다.
1. 무신사 포토매틱 이용 가능
2. 무신사 계정 팔로우 시 짐색 & 부채 증정
3. 해시태그와 함께 스토리 업로드 시 오드타입 미니틴트 증정
4. 해시태그와 함께 피드 업로드 시 추첨을 통해 무신사 쇼핑지원금 10만 원
(@musinsa.official @pentaportrf #펜타포트도무신사랑해)
5. 12시 30분 / 13시 30분 / 14시 30분 / 15시 30분 무신사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한 선착순 증정 이벤트
무신사는 보조 가방이 필수인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특성과 폭염 더위에 맞춰 짐색과 부채를 증정했다. 또한 팔로우, 스토리 업로드 등 비교적 참여가 간편하고 거부감이 적은 SNS 이벤트를 진행하며 참여율을 높였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적합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좋은 호응을 얻은 것.
4. 협찬 마케팅을 전개하는 이유, 왜 욕을 먹어도 강행할까?
2023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15만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즉, 이 공연에 협찬을 한 기업은 적어도 15만 명의 사람에게 그들을 홍보할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다. 다른 건 마케팅의 방식이었다. 이를 세분화해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1) 기업과 서비스, 마케팅 채널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
2) 서비스를 직접 사용하게 함으로써 유저를 늘리는 방식
인천공항과 무신사의 마케팅은 주로 1번을 따랐다. 포토존, 포토부스 등을 활용해 SNS상에 기업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공유되도록 유도했고, 무대의 이름과 반복적인 광고 송출로 행사 참여 인원에게 기업의 서비스를 알렸다. 또한 자사 SNS 계정을 팔로우할 시 증정 상품을 주거나 쉴 곳을 제공해 주는 등, 마케팅 채널의 팔로워 수를 늘리기도 했다.
국민카드의 경우 두 가지를 혼합해서 사용했다. 메인 협찬사로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이름 뒤에 바로 협찬사의 이름을 붙여 노출시켰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메인스테이지를 차지해 '됩니다' 광고를 지속적으로 송출했다. 다른 건 몰라도 아무튼 KB페이가 뭐든 되긴 하나보다 하는 인상을 받긴 했다. 그런 한편, 2번의 경우처럼 행사장 내에서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 신규 고객을 유치하거나 서비스의 이용률을 높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KB PAY의 연관 검색어로 푸드 코트를 의미하는 '푸드 코'가 급등했으며, 지역별 관심도 면에서 인천광역시가 서울특별시를 넘어서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단순히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의 경우는 그렇지 않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드는 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소지가 다분하다. 'KB카드를 강제로 사용하게 하는 건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 'KB PAY에 대한 호감도가 오히려 낮아졌다', '일시적인 이용률 높이기 아니냐'는 이야기는 행사장 내에서는 물론이고 SNS채널에 다수 올라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KB 국민카드&스타샵에서 이런 마케팅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이전에는 코나카드에서도 이런 류의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럼에도 실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욕을 하든 말든, 결국 구매는 KB국민카드를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적어도 그 안에서는 대체제가 없기 때문이다. 매년 부정적인 이미지를 디폴트 값처럼 안고 가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지만, 작년과 올해 역대 최고로 많은 인원이 몰린 것도 사실이다.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15만 명의 인원을 대상으로 카드사가 취할 수 있는 이득과 홍보 효과를 저울 위에 올려두었을 때, 감수할 만하다는 계산이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23 펜타포트 페스티벌과 협찬 마케팅 세 줄 요약
1. 이번 2023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주요 협찬사는 'KB 국민카드&스타샵', '인천공항', '무신사'이다.
2. 각각의 협찬사는 각기 다른 규모의 마케팅을 전개했는데, 스테이지에 이름을 걸거나, 부스를 운영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 등을 활용했다.
3. 서비스를 강제하는 협찬 마케팅의 경우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을 가능성이 높지만, 실적과 홍보 효과를 고려했을 때 그 정도는 감수할만하다는 계산이 나온 게 아닐까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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