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인 트렌드

<나는 솔로>, 아침 드라마같은 마성의 매력 "촌스럽고 유치해서 재밌다"[주관적인 미디어 트렌드]

주관킴 2023. 6. 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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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현대인을 위한 세 줄 요약은 글 하단으로!

진행자 송해나가 경악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ENA와 SBS PLUS에서 공동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가 100회를 맞았다. 2021년 7월 14일 처음으로 방영한 <나는 솔로>는 근 2년간 수많은 논란과 밈을 동시에 만들어 낸 마성의 프로그램이다. 이번 '지주트(지극히 주관적인 트렌드)'에서는 <나는 솔로>가 어떤 프로그램이고, 어떤 매력이 있길래 유행을 만들어내는지 살펴본다. 

 


<나는 솔로>는 '현실' 그 자체다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프로그램을 이렇게 소개한다. 소개에서도 드러나듯, <나는 솔로>의 가장 큰 특징은 '극사실주의' 컨셉이다. '하트시그널', '솔로 지옥'같은 데이팅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나는 솔로>가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나는 솔로>는 약간 추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는 아침 드라마 같은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로 아침 드라마를 대하는 반응과 비슷하다. "답답하고 짜증 나지만 이게 진짜 현실이다." 다른 프로그램의 꾸며낸 모습과는 다른 '극사실주의'적인 인간 관찰 다큐, 그게 바로 <나는 솔로>의 매력이다.

 


<나는 솔로>의 촌스러운 매력(?)


  사실 시청자들은 <나는 솔로>의 포맷에 대해'촌스럽다'라고 평한다. 그 옛날 데이팅 프로그램의 시조쯤 되는 '짝'을 제작한 남규홍 PD가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만큼, 뜯어보면 보기 불편할 정도로 예스러운 포인트들이 보인다. <나는 솔로>에서 출연자들은 기본적으로 가명을 사용하는데, 영식, 영철, 옥순, 영숙 등 매 회차 동일하게 사용되는 가명이 있다. 영수는 가장 나이가 많은 출연자, 옥순은 가장 예쁜 출연자, 이런 식으로 이름마다 특징을 부여하기도 한다. 일단 이 가명만 보더라도, '트렌디함'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유행하거나 트렌디한 이름보다는, 어딘가 정겨운(?) 이름들로 가명을 구성한다. 연출의 측면에서도 이런 촌스러움을 확인할 수 있다. 중간중간 뜬금없이 연애 관련 글귀가 자막으로 튀어나온다든지, 출연자가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이 시킨 이상한 멘트를 친다든지, 말하자면 젊은 시청자들을 '킹받게'만드는 포인트가 여럿 존재한다.

꼭 선택할 때 이런 촌스러운 대사들을 날리게 만든다.

  신기한 점은 이런 촌스러움이 오히려 젊은 시청자에게 있어 <나는 솔로>의 매력으로 소구 된다는 것이다. 애매하게 촌스러운 것이 아니라 대놓고 촌스럽기 때문일까? 젊은 시청자들은 이런 연출에 '킹받아'하면서도 이를 일종의 개그 포인트로 받아들인다. "왜 저래..." 진절머리를 치면서도 웃으면서 이런 고통을 즐기는 것이다.


<나는 솔로>식 극사실주의가 밈을 만든다.


  <나는 솔로>의 극사실주의는 트렌디한 밈을 만들어버린다. 한 남자가 모든 여자에게 '너한테 빠졌다'라고 얘기하는 모습, 답답한 마음에 출연자 혼자 소리를 지르는 모습,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지 않고 설교를 하는 듯한 모습까지, 어찌 보면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나는 솔로>는 오히려 이런 불편한 현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그런 장면이 오히려 하나의 밈이 되어 트렌드를 형성하기도 한다.

1기에 등장한 영호는 마음을 거절당하고 소리를 지른다. <나는 솔로>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장면.
10기 합숙 첫날 영식이 옥순의 얼굴을 터치하며 명대사를 날린다. "영식이 하나 획득했네"

  이런 '명장면'들은 SNS상에서 끝없이 재생산되었고, SNL과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되기도 했다. <나는 솔로>가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나는 솔로>가 보여주는 찌질하고, 웃기고, 나사 빠진 모습들이 프로그램을 이슈화시키고, 젊은 시청자를 유입시킨다.

 


혼신의 힘으로 출연자를 실드 쳐주는 세 MC


  <나는 솔로>에서는 일반인들의 좋은 모습, 나쁜 모습이 모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만큼,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막아주는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솔로>는 그 역할을 진행자들이 수행한다. 데프콘, 송해나, 이이경 세 명의 MC는 출연자의 행동에 반응하며 시청자들이 출연자들에게 '과몰입'하지 않도록 조절한다. 시청자들은 출연자의 행동에 분노하다가도, MC들의 멘트에 따라 한 발 떨어져 출연자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도 일반인이니까", "나도 저 상황에서는 당황에서 저럴 수 있겠어"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데프콘이 보여주는 발군의 실드 실력은 <나는 솔로>를 성공으로 이끈 요인 중 하나이다. "일반인이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할 수 있다", "방송으로 나오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등의 따듯한 멘트(?) 뿐만 아니라 "이건 실드 못 치겠다", "그만해라"와 같이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멘트 역시 선을 실드의 방식 중 하나다. 시청자의 마음에 앞서 먼저 분노하면서, 시청자를 대신해 일명 '사이다'를 날리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신 발언해줌으로써 시청자들의 분노를 어느정도 대신 해소해주고, 이후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다시금 상황을 정리한다. 송해나가 경악하는 모습, 이이경이 진심으로 출연자에게 몰입해 눈물을 흘리는 모습 등, 시청자들은 MC라는 필터를 거쳐 출연자들의 행동을 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시청자와 출연자 사이에 거리감이 형성되며 

 


#나는솔로인스타그램 #나는솔로15기


  <나는 솔로>의 출연자들은 출연을 통해 '인플루언서'가 되기도 한다. 기존 100명, 200명에 그쳤던 팔로워 수가 2만, 5만, 심지어는 10만 명을 넘기도 한다. 새로운 회차가 방영되는 날마다 '나는 솔로 인스타그램' 검색량은 증가한다. 인플루언서가 된 출연진은 기업의 협찬을 받기도, 광고를 찍기도 하며, 심지어는 방송에 등장하기도 한다. <나는 솔로>의 화제성과 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 회차가 시작 될 때마다 출연자의 본명과 인스타, 관련 논란에 대한 검색량이 급등한다.
10기 현숙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1.6만을 넘었다.

  <나는 솔로>는 얼핏 보면 촌스러운 옛날 프로그램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프로그램은 인기를 얻었고, 인터넷 밈을 생성했고, 인플루언서를 만들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기도 했다. <나는 솔로>의 초현실적인 컨셉과 촌스러운 감성이 기성세대와 더불어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는 요상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렇게 <나는 솔로>는 데이팅 프로그램 중에서도 어쩌면 유일무이하게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솔로>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대중들은 완벽하게 꾸며진 모습만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 중에는 현실 속 평범한 우리와 같이 찌질하고 답답한 모습도 분명 있다. '초현실적인' 연출로 인기를 끌고 있는 <나는 솔로>의 레전드 기수가 또 등장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가져본다.

 


<나는 솔로> 트렌드 세 줄 요약

1.  <나는 솔로>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으로, '현실적'이라는 측면에서 시청자의 호평을 받는다.

2. 데프콘, 송해나, 이이경 세 명의 MC는 시청자와 출연자의 다리 역할을 하기도, 과몰입을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3. <나는 솔로>는 촌스러운 매력으로(?) 밈을 생산했고, <나는 솔로> 출연자가 인플루언서가 되는 등 파급력과 화제성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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